영화학개론_미장센이란 무엇인가?

미장센의 개념

미장센은 프랑스어로 '무대의 위치시키기'라고 번역할 수 있고 영어로는 'placing on stage' 또는 'putting into the scene'이라고 표현됩니다. 간단히 말해 미장센은 '장면의 무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대(stage, scene)'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사실 미장센은 연극에서부터 사용된 용어입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연출가를 '메뛔엉쎈느(metteur en scéne)', 즉 '무대에 위치시키는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연극에서 사용되는 미장센은 주로 무대에 배치되는 소품과 배경 그리고 배우들의 동선 구성과 관련됩니다.

미장센이란 용어는 영화로 옮겨오면서 그 의미가 조금 달라집니다. 바로 연극이 펼쳐지는 무대라는 개념 대신에 영화 구조의 최소 단위인 쇼트(shot)의 구성(framing)과 관련되는 것입니다. 연극 연출자가 무대 위에 무엇을 배치할까를 고민한다면 영화감독은 프레임(frame)에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를 기준으로 모든 생각을 풀어나갑니다. 이렇게 영화에서 사용되는 미장센 용어는 화면 속에 담길 모든 조형적 요소들, 예를 들어 카메라의 각도와 움직임, 조명, 세트, 배우의 연기, 의상, 분장 등 카메라에 찍힐 수 있도록 영상을 구성하고 움직임을 만드는 감독의 연축 작업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장센의 중요성

영화에서 사용되는 미장센은 매우 광범위합니다. 영화를 제작하는 창작자에게도 영화를 분석하는 비평가 입장에서도 미장센은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은 프레임 안의 특별한 위치에 사람과 사물을 효과적으로 배치함으로써 관객에게 어떤 상징적 의미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감독은 이런 결정을 내릴 때, 철저하게 프레임이 갖고 있는 상징적 의미를 토대로 결정하게 됩니다. 똑같은 사물과 사람이라도 프레임의 어느 위치에 배열하느냐에 따라 관객에게 주는 의미는 엄청나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관객의 심리 구조로 볼 때 프레임의 상단(top)은 힘 또는 열망과 관련된 관념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신적인 존재는 저 높은 곳에 있다는 것이 우리가 느끼는 일반적인 통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화에서 어떤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는 캐리터 대부분은 프레임의 상단에 배치하게 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프레임의 하단부분(lower part)에 배치된 캐릭터는 왠지 모르게 굴욕적이고 취약하며 무력감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이고 때로는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프레임의 중앙(center)과 좌우 측면(side) 역시 숨겨진 상징적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우선 프레임의 중앙은 당연히 중요한 시각적 요소들이 차지하게 됩니다. 실제로 우리가 사물이나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중앙부터 보게 되니까요. 이에 비해 프레임의 좌우 양옆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부분입니다. 프레임의 좌우 측면에 배치된 사물 및 사람은 망각(妄却)을 뜻하거나 잊혀도 무방한 존재, 때에 따라서는 미지(未知)의 존재로 인식되게 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경우 주인공들은 대부분 중앙에 위치시키고 조연을 좌우 양옆에 배치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중요도를 관객에게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