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떻게 공부 자극을 받고 계신가요? 누군가의 경험담, 유명인의 강연, 방송, 책...? 이 키워드가 합쳐진 듯한 '김민식'이라는 사람을 아세요?
물론, 처음 듣는 이름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PD 아니야?" 하실 수도 있고요. 좀 더 아는 분은 "논스톱 PD잖아"라고, 혹은 "MBC 파업사태 그 투쟁하고 그러던 사람 아냐?"로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좀 어린, 젊은 분들은 강연에서 뵀을 수도 있고요. 저처럼 그의 책을 읽은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한양대 자원공학과 졸업
최종학력 한국외대 통역대학원
<뉴논스톱> PD (a.k.a 시트콤 덕후)
<내조의 여왕> 등 로코드라마 PD
MBC 파업사태 피해자 (영화 <공범자들> 참고)
영어 쫌 하는 평범한 아저씨
혼공의 달인 (특히 어학)
자기계발서 7권의 저자 (공저 포함)
그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떠들고자 스펙을 늘어 놓은 건 아니에요. 저는 이 이력을 보면서 '잘난 사람들도 나처럼 방황하며 사는 거구나' 위로를 받았습니다. 망설임 없이 신방과에 진학했을 것만 같고, 자연스레 방송국에 입사하고, 매일이 위트 넘치고 발랄한 삶을 살 것만 같은데, 그게 아니라서 반가웠어요.
그의 책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는, 시중의 다른 '영어 공부법' 관련 책들과는 결이 좀 달라요. 다른 책들은 '나처럼 영어 잘하고 싶은가? 그럼 나를 따르라!' 같은 거창함이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부담스러운 느낌이 없어요. 책 제목의 '한 권'이라는 단어가 주는 딱 그 느낌입니다. 아주 가볍지는 않지만, 나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무게요.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에 도전하고 있다니까, 지인이 "이걸 꼭 먼저 읽어봐야 한다"며 이 책을 강력 추천해줬습니다. 다 읽고 나니 왜 추천해줬는지 알겠어요. 일단, 본문 중에 [영어회화 100일의기적]을 소개하고 있네요.ㅎㅎㅎ 또 이 책으로 어떻게 공부하면 좋다는 팁도 있습니다. 물론 그게 주 내용은 아니지요.
통역대학원 출신 방송PD의 내공에서 나오는 필력이 쫄깃한 책입니다. 시원하면서도 아기자기하고 무엇보다 쉽게 읽혀요. 저는 책 중에 최고의 책은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걸어온 길 골목마다 엮어 놓은 영어 공부 경험담이 자연스럽게 영어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줘요. ヾ(๑╹◡╹)ノ" 부가적으로 전공과 상관 없는 진로를 탐색하며, 이 길 저 길 돌아 원하는 자리를 찾아가는 인생 선배의 히스토리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프롤로그만 읽어봐도 반할 수밖에 없는 책입니다. 저자는 미국 시트콤 <루이>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을 소개합니다. 삼류 스탠딩 코미디언 루이가 카지노에서 코미디 쇼를 해요. 도박이 목적인 관객들의 호응은 별로입니다. 어떤 손님이 쇼 도중에 일어나자 루이가 외치죠. "지금 제 쇼 안 보고 도박하러 가시는 거예요? 가면 또 잃을 텐데? 여기 호텔 주인이 도널드 트럼프잖아요. 트럼프랑 여러분 중 누가 더 부자예요? 트럼프는 여러분이 도와주지 않아도 이미 백만장자라고요."
호텔 매니저가 루이를 불러 잔소리를 하죠. "사람들이 여기 자네 쇼 보러 왔어? 게임 즐기러 온 거잖아. 그런 사람들의 흥을 꼭 깨야 해?" 루이는 자존심이 상해 일을 때려칩니다. 카지노를 나서는 길에 대극장에서 어떤 노장 코미디언의 쇼를 보게 되요. 나이 60에도 무대에서 펄펄 나는 할머니 코미디언의 모습에 감동한 그는 대기실로 찾아갑니다. 이런 저런 얘기 도중 오늘 일을 때려치웠다는 말도 하죠.
조앤 그만뒀다고?
루이 네.
조앤 왜?
루이 상황이 하도 거지 같으니까요.
조앤 그래도 그만두진 말아야지. 잘리는 거야 할 수 없지만,
스스로 때려치우진 말아야지. 무조건 버텨야지.
아무리 힘들어도.
루이 버티면 언젠가 상황이 좋아질까요?
"I wish I could tell you it gets better.
But, it doesn't get better.
You get better."
"상황이 좋아질 거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렇지는 않을 거야.
대신 네가 더 나은 사람이 될 거야."
시트콤광이자 독서광인 저자는 책 곳곳에 이처럼 주옥같은 명대사나 문장들을 옮겨놓았습니다. 그에 어울리는 본인의 경험담을 맛있게 버무려서 말이죠. 누군가의 경험담만큼 동기부여에 효과적인 얘기가 없습니다. "저 사람도 했는데, 나라고 못 하겠어?"라는 자신감, "따라하면 나도 저 사람처럼 멋진 사람이 될 수 있겠지"라는 희망을 주지요.
희망이 이뤄지느냐의 관건은 독자의 의지가 얼마나 절박한가에 달려있습니다. 이 책 1장의 첫 제목이 제 의견과 지극히 합치하는 걸 보며 괜히 뿌듯하고 신이 나 읽었네요. 저도 '절실함'만큼 확실한 동기부여는 없다는 생각에 아래 글을 썼더랬습니다. 절실함은 스스로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고요.
https://langmon.tistory.com/13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목차와 소제목들이 책을 아주 잘 요약해 주고 있습니다. 별다른 리뷰가 필요없을 정도로요. 오히려 이 책은 챕터별 요약을 하다보면, 책의 매력을 반감시킬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명대사+저자의 경험+팁과 교훈'을 찬찬히 따라가며 읽어야지만 확실한 자극을 받을 수 있거든요. 제 역량부족이겠지만, 어설프게 줄이다가는 형편없는 스포일링만 하게 될 겁니다.
목차들만 쭉 훑어보세요. 무슨 내용인지 예상이 되는데도, 뭐라고 썼는지 한번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나요? 그런 책입니다. '또 영어공부 타령인가?' 싶지만 꼭 한번은 읽어보면 좋은 책이에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동기부여 버프 받아, 다시 또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을 이어나갑니다! 퐈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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