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꾸리면서, 연초에 읽었던 <완벽한 공부법>을 챕터별로 요약하는 계획을 세웠더랬어요. 본업이 따로 있고 가정도 있고 아기도 있는 사람이라 이제 겨우 두 챕터 정리했는데, 계속해도 되는지 혼자만의 고민에 빠졌습니다. 오늘 '감동근 교수와 신영준 박사의 논쟁'을 알게 됐거든요....ㅠ.ㅠ
논쟁의 골자는,
자기계발서의 저작권 침해 관행
vs.
지식 계층의 허위이력
- 감동근 교수 → 신영준 박사의 저서들 상당 부분 원저 그대로 베낀 수준이라고 비판
- 신영준 박사 → 감동근 교수의 'IBM 인공지능 왓슨스 개발' 이력에 대해 허위라고 공격
저야말로 '요약'을 핑계로 <완벽한 공부법> 상당부분을 블로그에 옮기고 있는데, 이번 논쟁과 관련된 기사들을 읽다보니 제 [완공] 포스팅도 저작권 침해인 것 같아요ㅠ.ㅠ 글의 형식을 바꾸거나 중단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수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제 티스토리는 찾는 분도 적고 두 박사님들의 미디어 영향력에 비하면 너무도 초라한지라 주제 넘은고민일지도요...
http://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1664
지식 큐레이터 강양구님의 페북을 퐐로~하다가 이번 논쟁을 알게됐습니다. #YG와 JYP의 책걸상이라는 팟캐스트를 듣다다 진행자 중 한 분인 강양구 기자님을 퐐로하게 됐더랬죠.- YG와 JYP 애정합니다~데햇♥ 강양구님은 두 박사 간 논쟁에 대해 감동근 교수를 옹호하는 논조의 기사를 쓰셨더라고요.
제 마음 속에 저장해 둔 두 셀럽 신영준 박사와 강양구 기자(제겐 셀럽ㅎ)가 어떤 논쟁의 대척점에 서 있는 걸 보니, 괜히 부부싸움에 낀 자식 마냥 서글픈 마음이 듭니다. 판단의 편향을 경계하고자 양측을 대변하는 여러 콘텐츠를 두루 살펴봤어요. 결국 '자존심 스크래치 당한 두 인플루언서 간의 감정싸움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양쪽 모두 꽤 많은 걸 잃은 논쟁인 것 같아 괜히 제가 아깝고 아쉽고 그래요. 신영준 박사의 페북 언행과 더불어 그의 커리어를 비판한 감동근 교수의 오지랖에 "에그, 뭐하러 나서셔서... "라는 안타까움이 들고, 응수하는 신 박사의 태도도 다소 졸렬했다는 생각입니다.
\ 논쟁의 표면적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 감동근 교수의 이력은 허위 이력인가
- 신영준 박사의 저서는 표절인가, 인용인가
- 신영준 박사의 저서는 저작권 침해인가
\ 먼저 감동근 교수의 이력은 허위인가요?
<바둑으로 읽는 인공지능> 책 날개의 '인공지능 왓슨 개발'이란 문구는 오류가 맞고(편집인의 실수 or 의도로 보여지지만), 감 교수 본인이 인정한 '이력이 과장됐다'는 부분도 팩트라고 치지요. 이어 그의 해명 중 "인공지능 왓슨스의 하드웨어 개발에 참여했다"를 두고, '왓슨스 개발에 참여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공학자라면 기막혀 웃을 일'이라는 게 학계의 반응인가 봅니다. (이경전 교수의 페북을 봤어요) 인공지능 분야의 자칭, 타칭 '전문가'들에게는 민감한 사안인지 공격이 치열하던데, 무지랭이인 제 눈엔 좀 치졸하게 비쳐졌습니다. 더럽고 치사해서 감 교수도 '참여 안했음'을 선언했으니 앞으로 대중에게 영향력 있는 인물들의 이력 검증에도 판례로 참고해야 겠어요.
아마도 학계에서 "개발(프로젝트)에 참여"를 인정하는 기준이 따로 있겠죠... 저야 그 기준을 모르니, 그냥 세상만사 구경하는 장삼이사 입장에서 넋두리 좀 하겠습니다. 한때 포털사이트 운영을 주 수익 사업으로 하는 IT기업에서 콘텐츠기획자로 근무했던 저는, "OOO사이트 개발에 기여했다"라고 말하면 안된다는 게 공학계의 기준인 거죠? 그런데 이게 근무자 입장에서는 욕나오는 말입니다.ㅠ.ㅠ 똑같이 철야하고 뺑이쳤는데 사이트 Back 단에 프로그램 언어를 심지 못했으니 감히 기여했다고 말하지 말라는 게 좀 이기적인 논리 같거든요. 누군가 댓글에 '벽돌 옮겨 놓고, 건물 내가 지었다'하는 격이라 비웃던데, 그게 잘못된 말인가요? '기여'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는가와 이공학적으로 해석하느냐의 차이인 건지... 세상이 원래 핵심(=상위) 2%가 99%의 기여도를 먹는거라 하신다면 억울하지만 피곤하니 말을 삼키겠습니다.
\ 신영준 박사의 저서는 표절인가요?
이에 대해서는 그의 주장대로 출처가 표기됐으니 법적으로는 '표절이 아니다'에 부합할 것 같습니다. 문제는 학계, 출판계가 보기엔 졸렬한 편법이라는 건데... 전 이것도 어떤 면에서는 특정 집단의 이기주의에서 나온 공격이라고 느껴져요. 출판의 문턱이 낮아진 요즘 시대에, 저 정도로 방대하게 자료조사를 해서 버무려 놓은 정성이면 책 좀 내면 어떻냐는 거죠. '일반인도 아닌, 박사씩이나 되서 그건 좀 아니다'라는 의견도 있던데, 그 부분도 독자들이 평가할 부분 아닌가 싶습니다. 대중을 호도하거나, 기만하는 수준만 아니라면 '자료집'도 책은 책이니까요. 아무튼 신영준 박사가 법적으로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자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공격이 이어집니다.
\ 그럼, 저작권 침해는요?
'저작권 침해'로 넘어가면, 이게 형법이 아닌 민법의 영역 아닌가 싶네요. 그렇다면 신박사 말대로 '보상하면 되는 일' 맞죠. 근데 이 말이 또 반대편을 옹호하는 쪽의 분노를 샀더군요. 그의 태도나 말투가 사실 공격을 부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저작권 문제는 신 박사의 말대로 시시비비 기준이 명확치 않은, 원작자와의 합의의 영역 맞는 거 같아요. "박사 씩이나 되는 사람이"라는 이상한 평가기준이 덧씌워져서 더 큰 비난을 받나 싶은데, 박사가 그리 대단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신박사 스스로가 운영하는 각종 매체에서 '박사'로서의 프라이드를 많이 내비친 탓에, '그 잘난 박사님께서 왜 그러셨어?' 식의 꼬투리를 추가로 잡힌 것 같아요.
\ 그러니까, 제 말은요...
어쩌다 보니 이쪽 저쪽 편드는 박쥐 같은 논리를 폈습니다. 어차피 팩트 체크는 제 깜냥 밖의 영역이니 저는 주관적인 썰이나 추가로 풀게요 ^^;
법으로 시비를 가리는 건 장사꾼의 '땡처리'만큼이나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하기에, 신영준 박사의 '법대로 해' 식의 대응에 많은 아쉬움이 남아요. 사회적 기업가, 청년들의 멘토를 지향하는 그의 열정을 응원해 온 저지만, 이번 사태는 그가 '너무 나갔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그의 저서에 대한 감동근 교수의 '디스'가 많이 기분 나빴을 테고, 그래서 맞디스 한 것까지는 충분히 인간적으로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감 교수가 "(감교수를 왓슨 개발자로 아는)대중의 오해를 바로잡는 노력을 따로 하지는 않았다"는 죗값으로 저서 절판을 선언하고, 해당 이력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환원한 시점에라도 조금만 진정을 하고 성숙한 대응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대중의 퐐로잉을 사업 동력으로 삼고 있는 신 박사에게 이번 논쟁은 자충수였습니다.
신영준 박사의 유튜브 채널 <체인지그라운드>와 <뼈.아.대>를 구독하면서, 그가 흥분하면 편집점을 잡기 힘들만큼 과한 표현을 하는 게 조마조마했는데 이렇게 사달이 났구나 싶어 안타깝습니다. 잘 배우고, 잘 전진하는 분이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시대 멘토가 되기 위한 학습이라 생각하고 한 호흡 거른 후에 다음 행보 결정했으면 해요. 감동근 교수님도 지식인 특유의 결벽적인 자존심 때문에 이번 '자숙'을 결정하신 것 같은데, 어지간히 마음 정리되시면 차분하면서도 친근한 목소리와 날카로운 시선을 다시 보여주시기를 바랍니다.
※ 논쟁이 점화된 이래, 신영준 박사 / 고영성 작가의 표절 및 저작권 침해에 대한 추적이 있었네요. 결과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www.ziksir.com/ziksir/view/890
신영준·고영성의 <일취월장> ‘짜깁기 논란’, 직접 조사해보니 2019-10-08 넷드링커
http://jolggu.com/wiki/?fbclid=IwAR0T1TbZl3fsejc3TBYi66mj_QbMe8OEnEBfzVZrUBbNppY192y6Yskev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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